'봉준호'에 해당되는 글 3건
- 2009/03/26 <마더> 30초 영상 공개 (1)
- 2008/11/26 <마더> 스틸 첫공개! (2)
- 2008/05/25 내가 사랑하는 영화는
한창 촬영 중인 봉준호 감독의 <마더> 스틸이 아메리칸 필름 마켓(AFM)에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. 촬영 현장도 갈 수 있을지 없을지 예정이 불분명해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사진들입니다. 그러고 보니 홍경표 촬영감독과 첫 작업이네요. 미술은 <살인의 추억><괴물>에 이어 류성희 감독이 맡았습니다. 스타일리시한 냄새가 팍팍 풍겨오는 스태프진입니다.
보도자료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. <죄와 벌>의 모자 버전 같네요.
김혜자는 살인사건에 휘말린 착하고 어리숙한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오직 '모정'이라는 무기 하나로 홀로 고군분투하는 어머니를 연기한다...
...원빈. 스물여덟 나이에 다 자란 어른임에도 아버지 없이 단 둘이 살아가는 어머니의 애간장을 태우던 아들인 그는 어처구니 없이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. 나이답지 않게 선량함과 순진함이 공존하는 캐릭터이자 스스로 풀 수 없는 상황 속에 갇힌 인물을 연기하는 것. 아들을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길을 나서는 강렬한 모정에 관객을 공감하게 하고 동참시키는 것은 그의 몫인 셈이다...
살인사건에 휘말린 아들을 위해 작고 나약한 몸뚱이로 홀로 세상과 맞서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.
영화의 방향을 조금 더 추측할 수 있는 실마리는 제가 올해 칸영화제에서 가졌던 <도쿄!> 관련 인터뷰 중 한 소절입니다. 본지에는 실린 적이 없네요.
Q: <도쿄!>에서 대상을 대하는 변화가 느껴진다. 이전까지는 사회 부조리에 대한 메시지가 강했는데 이젠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 같다.
A: <마더>도 아마 그럴 것이다. <마더>는 엄마가 아들에게 되게 집착하는 이야기다. <괴물>은 미국까지 포함해 여러가지 풍자의 전시장 같았는데(웃음) 이제는 그런 게 싫증난다. 의도적으로 방향이나 좌표를 설정하는 건 아니고 그때 그때 충동에 충실하고 싶다. 지금은 그런 충동이 있는 것 같다.
(중략)
Q: <도쿄!>의 실내 카메라워킹이 <마더>에도 영향을 미칠까?
A: <마더>는 사실...어떻게 되려나.(웃음) 이야기가 감정의 강도가 강하다. <도쿄!>랑 비교할 수 없이 강하다. 사람을 그냥 찌르는 게 아니라 찌르고 나서 몇 바퀴 돌린달까. 창자째 확 빼내는 셈인데 어떻게 감당해야할지.(웃음)
주변에 시나리오를 읽어본 관계자들은 "봉준호가 정점에 올라섰다"라고 말하곤 합니다. 블랙코미디의 세계를 떠난 봉감독의 영화는 어떻게 변해갈까요? 마틴 스코시즈가 될까요,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될까요? 비유가 필요치 않을지도요. 인간에 더 깊게 다가선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연출을 어서 빨리 느껴보고 싶군요. <마더>의 새로운 소식을 계속 발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.
무비위크 329호 특집
My Favorite Things about Movie
즐겁게 사는 게 이기는 것이다!
이번 호 무빅 특집 기사 보셨나요?
지면에는 실리지 못했지만, 제가 뽑은 것들을 여기에 올립니다.
참 곰곰이 생각하면서 이런저런 배우들, 장면들, 영화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.
그 새록새록한 기분이 괜찮더군요. ^ _^
film <식스티나인>
"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"
재밌는 원작을 재밌는 영화로 만드는 건 의외로 참 쉽지 않은 일이다. <식스티나인>을 영화로 봤을 때의 첫 느낌은, 소설에서의 캐릭터를 참 입체적으로 잘 살렸다는 것이다. 꽃피는 청춘들의 위험천만한 도전이 마치 농담 따먹듯 전개돼 시종일관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든다.
이 영화가 갖는 최대의 미덕은 지루하게 사는 건 젊음에 대한 죄라는, 이제는 식상해진 멘트를 식상하지 않게 상기시켜 준다는 것. 여기에는 개인적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꽃미남스럽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한몫한다.(흐흣)
director 봉준호
이제는 <괴물>로 한국 영화의 기라성 같은 '괴물' 감독이 되었지만, 개인적으로 봉준호라는 감독 타이틀에 무조건적인 신뢰를 갖게 만든 영화는 <플란다스의 개>였다. 그는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뽑아낸 듯한 소재를 재기발랄하게 풀어내는 신통방통한 재주를 가졌다. 장르와 스케일에 상관없이 그가 만들어내는 캐릭터의 소박함에 정감이 간다. 이번에 칸에서 공개된 <흔들리는 도쿄>도 의심할 나위없이 잔뜩 기대 중.
actor 제이미 벨
며칠 전 마감이 끝난 새벽, 남은 이들끼리 옹기종기 둘러 앉아 가볍게 맥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눴다.
그 때가 5월 22일 AM 4시 30분 정도였으니 몇 시간뒤면 대한극장에서 <88분> 언론시사회가 열릴 터였다.
나: "아~ 일어날수만 있으면 <88분> 보고싶다.ㅠㅜ 전 알 파치노 팬이에요."
송편: "그래? 알 파치노 영화는 얼마나 봤는데?" (참고로 '송편'은 무빅에서 통용되는 송지환 편집장님의 준말입니다. ^ ^:)
나: "<인섬니아>랑.. <여인의 향기>랑..음"
송편: "<인섬니아>이후에도 알파치노가 나온 영화가 얼마나 많은 줄 아냐?"
물론 안다. 그가 얼마나 수많은 영화게 출연했는지. 그러나 그가 나오는 어마어마한 대작 영화들을 그간 몇 편 정도 봤는지, 그게 뭐였는지는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겠다. 단지 나를 알 파치노라는 배우에 전율하게 만든 영화는
<인섬니아>와 <여인의 향기>였다. 그 두 편으로, 그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몇 안되는 배우 리스트의 상위에 랭크됐다.
생각해보면 배우든 감독이든 작가든, 누군가를 신뢰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의외로 짧다. 나는 <여름의 흐름> 한 편으로 마루야마 겐지라는 작가를 사랑하게 됐고, <할람 포>로 제이미 벨이라는 배우를 알게 됐다.
<할람 포>를 보고서야 <빌리 엘리어트>를 찾아 봤다. 그리곤 과장된 감탄사를 연발하며 전율했다.
"오~ 이럴 수가~ 제이미 벨!"
발레 소년의 아름다운 몸짓(빌리 엘리어트)은 사랑하는 여인을 훔쳐보기 위해 지붕을 탈 때마저(할람 포) 유연한 곡선을 그린다.
뭐랄까. 그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장르는 분명 판타지가 아닌데 판타지에 접어든 느낌이 든다.
character <금지옥엽> 임자영(원영의)
'커프'의 은찬 캐릭터를 사랑했던 사람들을 이해는 할 수 있다. 그러나 남장여자와 킹카와의 두근두근 러브스토리를 가장 사랑스럽게 풀어낸 영화를 꼽는다면 단연 <금지옥엽>이다.
남장이 충분히 가능한 '밋밋한' 체형임에도 그녀만의 초특급 깜찍·큐트함으로 글래머 스타 로즈(유가령)를 꺾고 샘(장궈룽)과의 사랑을 확인할 때의 그 감동이란!
scene <4월 이야기>의 풋풋한 엔딩
"성적이 안 좋은 내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, 담임선생님은 기적이라고 하셨다. 하지만 어차피 기적이라고 부를 거라면 난 그걸 사랑의 기적이라 부르고 싶다."
짝사랑이라는, 어떻게 보면 진부하고 답답한 소재를 발단까지만 쏙 빼와 한 편의 시처럼 마무리 지은 영화가 <4월 이야기>다. 마츠 다카코의 미묘한 표정으로 마무리되는 싱거운 엔딩 신은 생각보다 여운이 오래 남는다.
O.S.T. <할람 포>
비뚤어진 사춘기 감성을 서정적인 느낌으로 풀어낸 영화 자체도 좋지만 음악이 예술이다. 장면마다 나오는 절묘한 멜로디에 '이게 무슨 노래지?'라는 궁금증이 절로 생길 정도. 그럼 그렇지,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음악상을 수상했단다.



